개인연금보험 고를 때 먼저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개인연금보험에 가입하면 연말정산 때 낸 돈을 돌려받는지 물었다. 상품 이름에 ‘연금’이 들어가면 세금 혜택도 같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계약 종류부터 확인해야 한다. 오래 납입할 상품인 만큼 예상 연금액보다 먼저 볼 것은 세제, 비용, 중도해지 조건이다.
상품 이름에서 연금저축 여부를 확인한다
보험사가 판매하는 연금 상품은 크게 일반 연금보험과 연금저축보험으로 나눠 생각하면 편하다. 일반 연금보험의 보험료는 연말정산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 대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나중에 발생한 보험차익이 이자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납입할 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공제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을 연금으로 받을 때는 과세된다.
예를 들어 월 30만 원씩 1년 동안 납입하면 보험료는 360만 원이다. 일반 연금보험이라면 이 360만 원으로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계산하지 않는다. 연금저축보험이라면 다른 연금계좌 납입액과 공제 한도를 확인한 뒤 공제액을 계산한다. 가입 제안서에 ‘연금보험’이라고 크게 적혀 있더라도 계약서의 상품명에 ‘연금저축’이 있는지 직접 확인할 이유다.
세금 혜택은 받는 시점까지 따져본다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대상 납입 한도는 연 600만 원이다.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 등을 합친 한도는 연 900만 원이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15%, 이를 초과하면 12%다. 지방소득세까지 감안하면 각각 16.5%, 13.2%로 흔히 설명한다. 다만 실제 공제액은 납부할 세금과 다른 연금계좌 납입액에 따라 달라진다.
앞선 월 30만 원 사례에서 다른 연금계좌 납입이 없고 공제받을 세금이 충분하다면, 연 360만 원에 대한 세액공제는 소득세 기준 54만 원 또는 43만 2,000원이다. 여기서 ‘매년 돌려받는 돈’만 보고 가입하면 판단이 흐려진다. 연금저축은 통상 가입 후 5년이 지나고 55세 이후 연금수령 요건에 맞춰 인출해야 한다. 중도에 해지하거나 연금 외 방식으로 인출하면 세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 연금보험의 비과세 요건도 자동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2017년 4월 이후 계약한 월적립식 저축성보험은 계약자별 월 납입보험료 합계가 150만 원 이하이고, 납입기간이 5년 이상이며, 최초 납입일부터 만기 또는 중도해지일까지 10년 이상이어야 보험차익 비과세 요건을 검토할 수 있다. 한 번에 보험료를 납입하는 방식에는 별도 기준이 적용된다. 가입한 여러 계약의 보험료가 합산될 수 있으므로 새 계약 하나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예상 연금액보다 해지환급금을 먼저 본다
개인연금보험은 납입한 보험료 전액이 그대로 쌓이는 구조가 아니다. 보험계약 유지에 드는 비용 등이 차감되고 남은 금액에 상품별 방식으로 이자가 붙거나 운용 성과가 반영된다. 그래서 가입 초기에 해지하면 납입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월 30만 원 상품이어도 3년 뒤 해지환급금, 10년 뒤 예상 적립금, 연금 개시 시점의 금액은 상품마다 다르다.
설계서에서는 현재 적용 금리로 계산한 예상액과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한 예상액을 함께 보는 편이 좋다. 공시이율형 상품의 현재 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변액연금보험이라면 운용 성과에 따라 적립금이 달라지고, 보증 조건에 따라 비용도 달라질 수 있다. ‘월 100만 원 수령 가능’ 같은 숫자를 봤다면 몇 세부터 얼마 동안 받는 조건인지, 확정된 금액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납입 가능한 금액에서 거꾸로 설계한다
가령 월 50만 원을 20년간 납입하면 원금만 1억 2,000만 원이다. 하지만 생활비가 빠듯해 4년 만에 멈춘다면 처음 제시된 20년 납입 예상표는 의미가 작아진다. 보험료를 정할 때는 노후에 받고 싶은 금액과 함께 당장 유지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해야 한다. 비상자금이나 가까운 시일에 쓸 주택자금까지 장기 보험료로 묶는 선택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두 상품을 비교할 때는 월 보험료와 연금 개시 나이를 같게 놓고 납입기간, 중도해지 환급금, 예상 연금액, 연금 지급 방식, 추가납입과 납입중지 조건을 나란히 적어보면 차이가 보인다. 종신형은 살아 있는 동안 받는 구조이고, 확정기간형은 정해진 기간에 받는 구조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수령액뿐 아니라 사망 시 지급 조건과 가족에게 남길 자금까지 고려해야 달라진다.
개인연금보험을 고르는 기준은 높은 예상 수익률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세금을 언제 내는지, 중간에 돈이 필요할 때 얼마를 돌려받는지, 은퇴 후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를 함께 놓고 봐야 내 생활에 맞는 계약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