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추천 받기 전에 내게 맞는 계좌 고르는 방법

주변에서 개인연금을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상품 이름보다 먼저 돈을 언제 쓸지 묻게 된다. 같은 연금이라도 5년 뒤 전세자금이 필요한 사람과 20년 동안 노후자금을 모을 사람에게 맞는 선택은 다르다. 세액공제 금액만 보고 가입했다가 중간에 해지하면 기대했던 이점이 줄어들 수 있다.
연금저축과 IRP부터 구분하자
개인연금추천을 찾을 때 가장 자주 비교하는 계좌는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다. 둘 다 본인이 납입한 금액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계좌 안에서 상품을 골라 운용한다. 다만 돈을 꺼내는 조건과 투자 가능한 자산의 범위가 다르다.
연금저축은 필요한 경우 일부 금액을 인출할 수 있다. 그렇다고 언제든 세금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을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꺼내면 일반적으로 기타소득세가 붙는다. IRP는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어야 중도인출할 수 있어 자금 운용이 더 제한적이다. 집을 살 계획이나 큰 지출이 가까운 사람이라면 이 차이가 특히 중요하다.
연금저축 안에서도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은 성격이 다르다. 펀드는 선택한 상품의 가격에 따라 평가액이 오르내리고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보험은 공시이율, 사업비, 최저보증 조건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름이 비슷한 일반 연금보험은 세액공제 대상인 연금저축보험과 과세 방식이 다르므로 가입 화면에서 상품명을 정확히 확인하는 편이 좋다.
세액공제는 납입 한도와 실제 세금을 함께 봐야 한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연금저축 납입액은 연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다. IRP 등을 합친 연금계좌의 공제 대상 한도는 연 900만 원이다. 연금저축에 600만 원을 넣고 추가로 IRP에 300만 원을 넣는 조합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다. 한도를 채워야만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는 공제율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6.5%, 이를 초과하면 13.2%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에 600만 원을 납입했다면 계산상 공제액은 각각 99만 원, 79만 2,000원이다. IRP까지 합쳐 900만 원을 채웠다면 각각 148만 5,000원, 118만 8,000원이다. 다만 실제로 줄일 수 있는 세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계산한 금액을 모두 돌려받지는 못한다. 종합소득이 있는 사람은 총급여 대신 종합소득금액 기준도 확인해야 한다.
월 납입액으로 바꾸면 연금저축 600만 원은 월 50만 원, 연금계좌 합산 900만 원은 월 75만 원이다. 이 숫자가 가계에 부담스럽다면 한도를 목표로 무리할 필요가 없다. 비상자금과 단기 지출을 먼저 확보한 뒤 꾸준히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하는 쪽이 현실적이다.
상품 수익률보다 비용과 변동성을 먼저 비교한다
연금저축펀드나 IRP를 선택했다면 계좌를 만드는 것과 투자 상품을 고르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같은 계좌에서도 예금, 펀드, 상장지수펀드 등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최근 1년 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고르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를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달 같은 금액을 넣더라도 주식 비중이 높은 상품은 은퇴까지 시간이 길고 가격 변동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은퇴가 가까워지거나 손실에 민감하다면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할 만하다. IRP는 위험자산 투자 비중에도 제한이 있으므로 원하는 운용 방식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비용도 숫자로 비교하면 체감하기 쉽다. 연금 자산이 1,000만 원일 때 연 1%의 비용은 단순 계산으로 10만 원이다. 장기간 쌓이는 돈인 만큼 운용 상품의 보수와 계좌 수수료를 각각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험 상품은 사업비와 해지환급금, 보증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 광고에 나온 예상 수령액보다 내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과 적용 조건이 판단에 더 유용하다.
연금을 받을 때의 세금까지 생각한다
연금계좌는 납입할 때 세액공제를 받는 대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과세되는 구조다. 국세청 기준으로 일반적인 연금 수령은 55세 이후이고 가입 후 5년이 지나야 하는 요건 등이 있다. 퇴직금처럼 자금의 성격에 따라 예외가 있으므로 모든 계좌 잔액에 같은 규칙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을 요건에 맞춰 연금으로 받으면 나이에 따라 통상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3.3~5.5%의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연금 외 방식으로 꺼낼 때는 해당 금액에 일반적으로 16.5%의 기타소득세가 적용될 수 있다. 실제 세금은 인출하는 돈의 성격과 연간 수령액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가입할 때부터 언제, 얼마나 받을지 대략 그려보는 게 좋다.
내 상황에 맞는 추천 기준은 유지 가능성이다
20~30대 직장인이 목돈 지출을 앞두고 있다면 유동성을 고려해 연금저축부터 소액으로 시작하는 선택이 가능하다. 세액공제 여력이 있고 노후자금을 오래 묶어둘 수 있다면 IRP를 더해 공제 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원금 변동이 부담스럽다면 기대수익률만 비교하지 말고 보증 여부와 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내가 개인연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는 예상 수익률이 아니라 매달 빠져나가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금액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납입액을 정하고, 그다음 세금과 상품 비용을 비교해야 연금이 실제 노후자금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