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카드 살 때 손해 줄이는 방법

얼마 전 서랍에서 쓰다 만 기프트카드를 찾았는데, 잔액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유효기간이었다. 기프트카드는 선물로도, 할인 구매용으로도 편하다. 그런데 싸게 샀다는 이유만으로 이득이 되는 건 아니다. 쓸 곳이 좁거나 기간을 놓치면 할인받은 금액보다 더 큰 돈이 묶일 수 있다.
할인율보다 실제로 쓸 금액을 먼저 계산하기
5만 원짜리 기프트카드를 4만 7천 원에 사면 할인율은 6%다. 5만 원을 모두 쓴다면 3천 원을 아낀다. 하지만 평소 그 매장에서 한 달에 1만 원도 쓰지 않는다면, 남은 금액을 쓰려고 불필요한 물건을 사기 쉽다. 현금처럼 어디서나 쓸 수 있는 돈 4만 7천 원을 특정 매장에서만 쓸 수 있는 돈으로 바꾼 셈이기도 하다.
구매 전에는 최근 두세 달의 이용 내역을 떠올려 보자. 원래 살 물건이 있고, 유효기간 안에 쓸 금액이 카드 액면액에 가깝다면 할인이 의미 있다. 반대로 ‘언젠가 쓰겠지’라는 생각뿐이라면 소액권이 낫다. 10% 할인된 10만 원권을 사서 2만 원을 남기는 것보다, 할인 없이 5만 원권을 필요한 만큼 쓰는 편이 지출 관리에는 유리할 수 있다.
할인 표시도 조건과 함께 봐야 한다. 특정 결제수단을 써야 하거나, 할인 구매분의 환불 금액이 실제 구매액을 기준으로 계산될 수 있다. 액면가와 내가 낸 돈을 따로 기록해 두면 나중에 잔액을 확인할 때 헷갈리지 않는다.
구매 화면에서 사용처와 유효기간 확인하기
기프트카드라는 이름은 같아도 사용 범위는 제각각이다. 온라인 전용인지, 매장에서도 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같은 브랜드라도 일부 입점 매장이나 특정 상품군은 제외될 수 있고, 다른 할인이나 적립 혜택과 함께 쓰지 못할 수도 있다. 배달 주문에 쓰려고 샀는데 매장 결제만 허용된다면 할인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
금액형 카드와 특정 상품 교환권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금액형은 잔액을 나눠 쓰는 방식이지만, 물품형은 정해진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방식이다. 물품형은 해당 상품이 품절됐을 때의 처리 방식까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선물할 때는 받는 사람이 가까운 곳에서 쓸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익숙한 브랜드라도 상대의 생활권에 매장이 없다면 사용 기회가 적어진다.
유효기간은 구매일, 발행일, 마지막 충전일 중 어느 날을 기준으로 삼는지 읽어 둔다. 모바일 화면의 카드 번호와 구매 내역도 함께 보관하면 분쟁이 생겼을 때 거래를 설명하기 쉽다. 특히 할인 판매처와 카드 발행자가 다를 수 있으므로 환불 신청을 어디에 해야 하는지도 구매 전에 확인해 두는 게 편하다.
남은 금액은 환불 기준에 맞춰 확인하기
금액형 모바일 기프트카드의 잔액은 일정 금액을 쓴 뒤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은 유효기간 안에 1만 원 초과 상품권은 금액의 60% 이상, 1만 원 이하 상품권은 80% 이상 사용한 경우를 기준으로 둔다. 5만 원권이라면 3만 원 이상, 1만 원권이라면 8천 원 이상을 쓴 뒤 남은 금액의 반환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60%와 80%는 환불받는 비율이 아니라 먼저 써야 하는 비율이다.
다만 표준약관이 모든 카드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발행 방식과 실제 약관, 할인 구매 여부에 따라 반환액이나 신청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발행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판촉용 카드도 구매한 카드와 조건이 다를 수 있다. 잔액이 생겼다면 카드 화면의 환불 안내에서 사용액과 구매액을 함께 확인하자.
카드를 전혀 쓰지 않았다면 구매 취소 가능 기간도 살펴볼 만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은 구매 또는 충전 후 7일 이내, 사용하지 않은 경우 구매액 반환을 기준으로 제시한다. 이미 일부를 썼다면 취소와 잔액 반환의 조건이 달라진다.
기간이 지났다면 바로 버리지 않기
표시된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가치가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서 구매일 또는 충전일부터 5년이 지나기 전의 미사용 금액에 대한 반환 기준을 두고 있다. 개정된 기준에 따르면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은 5만 원 이하는 구매액의 90%, 5만 원 초과는 95%를 현금으로 반환받는 방식이 제시된다. 포인트 반환을 선택할 수 있다면 100% 기준도 있지만, 포인트의 사용처와 유효기간을 함께 봐야 한다.
이 역시 실제 발행사의 약관과 카드 종류를 확인해야 한다. 환불 화면에서 현금과 포인트 중 무엇을 받는지, 기준이 액면액인지 실제 구매액인지 읽어 보는 게 좋다. 환불이 거절되거나 안내가 불명확하다면 구매 영수증과 카드 번호, 잔액 화면을 챙겨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할 수 있다.
기프트카드는 할인 상품이기 전에 사용처가 정해진 선불 지출이다. 나는 큰 할인율보다 평소 지출에 자연스럽게 맞는 금액인지, 남았을 때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그 두 가지가 분명하면 작은 할인도 실제 절약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