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종류를 구분하고 내게 맞게 준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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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종류를 구분하고 내게 맞게 준비하는 방법

얼마 전 은퇴를 앞둔 지인이 연금 통장을 몇 개나 가지고 있는데도 매달 얼마를 받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을 모두 ‘연금’이라고 부르지만 돈이 쌓이는 방식과 받는 조건은 서로 다르다. 연금종류를 구분할 때는 이름보다 누가 돈을 넣는지,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는지, 금액이 무엇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먼저 보면 이해가 쉽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받는 기준이 다르다

국민연금은 일하는 동안 보험료를 내고, 가입 기간과 소득 등에 따라 노후에 급여를 받는 사회보험이다. 대표적인 급여인 노령연금은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한다.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출생연도에 따라 다르며, 1969년 이후 출생자는 원칙적으로 65세부터 받는다. 국민연금공단의 예상연금액을 확인하면 현재까지의 가입 이력을 바탕으로 노후 현금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2026년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기준소득월액의 9.5%다. 직장가입자는 근로자와 회사가 각각 4.75%를 부담한다. 예를 들어 기준소득월액이 300만 원이면 전체 보험료는 월 28만 5,000원이고, 근로자 부담분은 14만 2,500원이다. 지역가입자는 원칙적으로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낸다. 다만 실제 보험료는 신고된 기준소득월액과 지원 대상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기초연금은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제도가 아니다. 만 65세 이상인 사람 중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2026년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월 247만 원, 부부가구 월 395만 2,000원이다. 여기서 소득인정액은 월급이나 국민연금 수령액만 뜻하지 않는다.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도 포함된다. 2026년 기준연금액은 월 34만 9,700원이지만, 국민연금 수령액이나 부부 동시 수급 여부 등에 따라 실제 지급액은 줄어들 수 있다. 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곧바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퇴직연금은 회사 적립금의 운용 주체를 확인한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금융기관에 적립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 설명대로 DB형은 퇴직 시 받을 급여의 산정 방식이 정해져 있고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한다. DC형은 회사가 납입할 부담금의 기준이 정해져 있으며 근로자가 운용한다. 그래서 DC형은 같은 금액이 들어와도 선택한 상품의 성과에 따라 퇴직 시 잔액이 달라진다.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는 퇴직급여를 옮겨 운용하거나 개인이 노후자금을 추가로 납입할 때 쓰는 계좌다. 직장인이 ‘퇴직연금에 가입했다’고만 알고 있다면 우선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DB형이라면 회사의 퇴직급여 산정 기준을, DC형이라면 본인이 고른 운용상품과 수수료를 살펴야 한다. IRP에 퇴직급여가 들어왔다면 당장 쓸 돈과 노후까지 운용할 돈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금저축과 IRP는 세액공제만 보고 고르지 않는다

연금저축은 개인이 가입해 직접 돈을 넣는 연금계좌다.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처럼 운용 방식이 다른 상품이 있으며, 수익률과 비용 구조도 다르다. IRP 역시 개인이 추가 납입할 수 있지만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자산과 중도인출 조건이 연금저축과 다르다. 금융감독원 안내에 따르면 연금저축은 일부 인출이 가능한 반면, IRP의 중도인출은 법에서 정한 사유로 제한된다.

국세청 기준으로 연금저축 납입액은 연간 600만 원까지, IRP 등을 합친 연금계좌 납입액은 연간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에 600만 원, IRP에 300만 원을 납입했다면 합계 900만 원이 공제 대상 한도에 들어간다. 이 금액을 전부 돌려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공제액은 소득 수준에 따른 공제율과 납부할 세금에 영향을 받는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고 생활비까지 연금계좌에 넣으면 나중에 돈이 급할 때 불편할 수 있다.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을 연금 수령 요건에 맞지 않게 인출하면 세금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시기에 쓸 자금은 따로 확보하고, 연금계좌에는 오래 묶어 둘 수 있는 금액을 넣는 편이 현실적이다.

주택연금은 집을 활용하는 별도의 선택지다

집은 있지만 매달 들어오는 돈이 부족하다면 주택연금도 검토할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부부 중 한 명이 55세 이상이고, 부부가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12억 원 이하인 경우 등이 주요 가입 요건이다.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월지급금을 받는 구조다. 앞서 살핀 연금계좌처럼 납입금을 쌓아 두었다가 찾는 방식과는 다르다.

가입 가능 여부에 쓰는 공시가격과 매달 받을 금액을 계산할 때 쓰는 주택가격 기준도 구별해야 한다. 월지급금은 가입 당시 연령, 집값, 지급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지고 보증료와 이자도 발생한다. 따라서 집값만 보고 예상 수령액을 단정하기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예상연금액을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내 연금은 월수령 시점에 맞춰 본다

연금종류를 파악했다면 각 제도의 예상 수령액보다 먼저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는지를 적어 보는 것이 좋다. 가령 60세에 퇴직하고 국민연금은 65세부터 받는다면 그 사이 5년의 생활비가 비어 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어느 시점부터 얼마씩 받을지에 따라 이 공백의 크기가 달라진다.

국민연금공단에서 예상 노령연금액을, 재직 중인 회사나 퇴직연금 사업자에서 퇴직급여를, 가입한 금융회사에서 연금저축과 IRP 잔액을 확인해 한 달 기준으로 나란히 적어 보면 된다. 기초연금은 소득과 재산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쓰는 만큼, 두 제도를 확정된 수입처럼 미리 더하지 않는 편이 신중하다. 내게 맞는 연금의 조합은 상품 이름보다 은퇴 후 생활비가 필요한 시점에서 더 분명해진다.

연금종류를 구분하고 내게 맞게 준비하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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