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카드 고를 때 비용 줄이는 방법

얼마 전 여행 경비를 비교하다가 카드 수수료보다 환전 시점과 현금 인출 횟수가 실제 지출에 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래블카드는 해외 결제 수수료를 줄이는 데 유용하지만, ‘수수료 무료’라는 문구만 보고 고르면 예상 밖의 비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출국 전에 확인할 항목은 네 가지입니다. 적용 환율, 현금 인출 비용, 남은 외화의 처리 방법, 결제할 때 선택하는 통화입니다.
환전 우대율보다 실제 적용 환율을 비교하기
트래블카드는 원화를 외화로 충전하거나 외화 계좌에 넣어 두고 현지에서 쓰는 방식이 많습니다. 이때 환율 우대 100%는 보통 은행이 정한 환전 수수료를 우대한다는 뜻입니다. 여행 기간 내내 같은 환율로 결제된다거나 환율 변동 위험이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같은 날 같은 금액을 충전한다고 가정하고 각 서비스의 앱에 표시되는 원화 필요액을 비교하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예를 들어 1달러당 적용 환율이 1,400원인 곳과 1,407원인 곳에서 1,000달러를 충전하면 원화 지출은 7,000원 차이입니다. 여기서 1,400원과 1,407원은 비교를 위한 가정값이며 실제 환율은 계속 바뀝니다. 광고 문구보다 충전 직전의 원화 금액을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한 번에 여행 예산 전부를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숙소에서 이미 결제한 금액, 현지에서 쓸 교통비와 식비, 예비비를 나눠 필요한 만큼 충전하면 귀국 후 남는 외화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자주 소액을 충전해야 한다면 현지에서 앱을 쓸 수 있는 통신 환경도 확인해야 합니다.
현금 인출은 카드 수수료와 기기 수수료를 따로 보기
해외 ATM 수수료 면제에는 범위가 있습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와 신한카드의 SOL트래블 체크카드 안내를 보면 카드사가 부과하는 해외 이용 수수료와 국제 브랜드 수수료를 면제하는 조건이 제시됩니다. 반면 현지 ATM 운영사가 별도로 붙이는 기기 수수료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출 화면에 추가 요금이 표시되면 승인 전에 금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가령 ATM이 인출할 때마다 현지 통화로 약 3,000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0만 원씩 세 번 찾으면 기기 수수료가 약 9,000원이고, 30만 원을 한 번 찾으면 약 3,000원입니다. 필요한 현금을 예상해 인출 횟수를 줄이면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단,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는 부담과 ATM의 1회 인출 한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출국 전에는 카드의 인출 한도와 비밀번호 사용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 ATM이 자체적으로 더 낮은 한도를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카드 한 장만 가져가면 분실이나 기기 오류가 났을 때 곤란하므로, 다른 결제 수단을 별도로 보관해 두면 여행 중 선택지가 생깁니다.
남은 외화와 결제 보류 금액까지 계산하기
충전할 때 비용이 적어도 남은 돈을 원화로 되돌릴 때 적용되는 환율에 따라 실제 경비가 달라집니다. 트래블월렛의 약관은 환불 시 앱에 고시된 환율과 환불 수수료 적용을 안내합니다. 상품마다 환불 방식이 다르므로 충전 전에는 ‘남은 외화를 어떻게 돌려받는지’와 ‘그때 어떤 환율을 쓰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호텔 보증금이나 렌터카 예약도 잔액 관리에 영향을 줍니다. 실제 청구액이 확정되기 전까지 예상 금액이 카드에서 일시적으로 묶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 마지막 날 외화 잔액을 딱 맞춰 두었다가 다른 결제가 거절되는 상황을 피하려면, 보증금과 미확정 결제 내역을 확인한 뒤 남는 금액을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가는 국가의 통화를 다시 쓸 계획이라면 잔액을 유지하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당분간 쓸 일이 없다면 환불 시 원화로 얼마를 받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율은 충전 때와 환불 때 모두 움직이므로, 외화를 오래 보유하면 원화 기준 가치가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습니다.
현지 결제 화면에서는 통화 선택에 주의하기
해외 매장에서 카드 단말기가 원화와 현지 통화 중 하나를 고르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화 결제는 현지 가맹점이나 결제 대행사가 정한 환율이 적용되는 해외 원화 결제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나카드도 해외 원화 결제 시 추가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트래블카드에 해당 외화가 충전돼 있다면 대체로 현지 통화를 선택하는 것이 비용을 확인하기 쉽습니다.
카드를 고를 때는 여행지에서 쓸 통화가 지원되는지, 충전과 결제 과정이 편한지, 현금 인출 조건이 맞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됩니다. 혜택이 비슷해 보여도 현금을 자주 쓰는 여행과 카드 결제가 대부분인 여행에서 유리한 조건은 달라집니다. 제 기준에서는 눈에 띄는 부가 혜택보다 여행 중 실제로 쓸 금액을 기준으로 환율과 수수료를 비교하는 쪽이 더 실용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