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통합대출 이자 줄이려면 이렇게 비교하세요

요즘 카드론과 신용대출을 함께 갚느라 매달 납입일을 몇 번씩 챙기는 사람이 많다. 이럴 때 채무통합대출을 검색하게 된다. 납입일을 하나로 모으면 편해지지만, 대출 건수가 줄었다고 이자 부담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새 대출의 금리와 상환 기간, 기존 대출을 갚을 때 드는 비용을 함께 봐야 한다.
먼저 대출별 잔액과 비용을 적어보자
채무통합대출은 여러 빚을 새 대출로 갚아 하나로 묶는 방식을 가리킨다. 이름이 비슷해도 금융회사마다 대출 대상과 조건은 다르다. 금융위원회가 안내하는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도 기존 대출과 새 상품을 비교하는 수단이지, 모든 빚을 자동으로 합쳐주는 상품은 아니다.
비교를 시작하기 전에 대출마다 남은 원금, 적용 금리, 월 납입액, 만기, 상환 방식을 적어두면 좋다. 특히 카드론처럼 금리가 높은 대출과 비교적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을 함께 묶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새 대출의 금리가 가장 비싼 대출보다 낮아 보여도, 기존 저금리 대출의 금리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은 연 18%, 다른 1,000만 원은 연 10%로 빌렸다면 잔액이 그대로라는 단순 가정에서 1년 이자는 각각 180만 원과 100만 원이다. 두 대출을 2,000만 원짜리 연 11% 대출로 묶으면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이자는 220만 원으로, 60만 원 줄어든다. 다만 이 수치는 원금 상환과 수수료를 뺀 비교다. 실제 절감액은 상환 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월 납입액보다 총상환액을 비교해야 한다
대출 상담에서 월 납입액이 줄어든다는 말은 눈에 잘 들어온다. 그런데 기간을 늘리면 금리가 내려가도 총이자가 늘 수 있다. 2,000만 원을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빌린다고 가정해보자. 연 12%로 3년간 갚으면 월 납입액은 약 66만 원, 총이자는 약 391만 원이다. 연 9%로 낮추되 5년간 갚으면 월 납입액은 약 42만 원으로 줄지만 총이자는 약 491만 원이 된다. 같은 연 9%로 3년간 갚을 때의 총이자는 약 290만 원이다. 모두 원 단위 반올림과 별도 비용을 제외한 계산이다.
따라서 새 상품의 금리만 확인하지 말고 만기까지 낼 원리금 합계를 비교해야 한다.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 새 대출에 붙는 보증료와 부대비용도 확인할 항목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대출을 갈아탈 때 절감할 이자와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비교하도록 안내한다. 금리 인하 폭이 작고 기존 대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갈아타는 비용이 절감액보다 클 수 있다.
심사 가능 여부와 실제 조건을 확인하는 순서
대출을 합치려면 새 금융회사가 필요한 금액을 승인해야 한다. 소득, 기존 부채, 연체 이력, 신용 상태에 따라 한도와 금리가 달라진다. 기존 대출이 여러 건이라는 이유만으로 승인되거나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 제시된 예상 금리도 심사 뒤에는 바뀔 수 있으므로, 기존 대출을 먼저 갚겠다고 계획을 확정하기보다 새 대출의 최종 승인 조건을 확인하는 순서가 안전하다.
- 기존 대출의 상환 예정 금액과 중도상환수수료를 금융회사별로 확인한다.
- 새 대출의 실제 적용 금리, 한도, 상환 방식, 만기와 추가 비용을 확인한다.
- 기존 대출을 유지할 때와 갈아탈 때의 월 납입액 및 총상환액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한다.
- 새 대출이 실행된 뒤 기존 대출이 전액 상환됐는지 확인한다. 일부가 남으면 납입일과 이자 부담도 남는다.
금융회사나 대출비교 서비스에서 조건을 조회할 수 있지만, 조회 화면에 보이는 상품이 모든 금융회사의 상품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 곳의 결과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거래 중인 금융회사에도 금리 인하 가능 여부를 문의해볼 만하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상품 조회 서비스에서는 소득과 신용 상태에 맞는 정책서민금융상품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대상 요건을 충족해도 보증과 금융회사 심사를 거쳐야 한다.
상환이 버겁다면 대환보다 먼저 볼 것
이미 납입일을 자주 놓치거나 새 대출을 받아도 매달 갚을 돈이 부족하다면, 빚을 한 건으로 묶는 것만으로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기존 금융회사에 상환 일정 조정을 문의하고,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상담을 검토하는 편이 현실적일 수 있다. 새 대출로 당장의 연체를 막더라도 다음 달 납입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먼저다.
문자나 전화로 ‘정부지원 채무통합 확정 승인’을 약속하며 수수료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연락도 조심해야 한다. 서민금융진흥원은 기관과 정책상품 이름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고금리 대출을 권하는 사례를 경고한다. 상담 상대가 누구인지, 실제 취급 금융회사가 어디인지 공식 채널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채무통합대출이 유리한 순간은 분명 있다. 여러 대출의 금리를 낮추면서 감당할 수 있는 기간 안에 갚을 수 있을 때다. 납입일이 하나가 되는 편리함보다, 마지막 상환일까지 지출할 금액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먼저 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