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저축은행 이용 방법, 금리보다 먼저 볼 5가지

얼마 전 예금 만기를 앞둔 지인이 저축은행 금리가 더 높은데 1억원까지 넣어도 괜찮냐고 묻더군요. 사실 이 질문은 금리보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돈을 넣는 방식과 금융회사 상태를 같이 봐야 실속이 납니다.
저축은행은 역할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저축은행은 크게 예금·적금으로 돈을 맡기는 창구, 그리고 중신용자나 자영업자가 대출을 받는 창구로 쓰입니다. 예금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중요하고, 대출자 입장에서는 승인 가능성과 총이자 부담이 중요합니다. 같은 저축은행이라도 보는 기준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예금보호한도 시행을 앞두고 점검한 2025년 8월 1일 기준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은행 2.48%, 저축은행 3.04%였습니다. 차이는 0.56%포인트입니다. 시점마다 금리는 바뀌지만, 저축은행을 찾는 이유가 보통 이 금리 차이라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금자보호 한도 안에서 나누는 방법
2025년 9월 1일부터 예금자보호 한도는 금융회사별 1인당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쳐 1억원입니다.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금융투자업권, 주요 상호금융까지 같은 방향으로 한도가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5천만원 기준으로만 나눌 필요는 줄었지만, 1억원을 꽉 채워 넣는 방식은 여전히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A저축은행 본점 정기예금 7천만원, 같은 A저축은행 모바일 예금 4천만원이면 합산 1억1천만원으로 봅니다. 지점이 달라도 같은 금융회사면 하나로 계산합니다. 반대로 A저축은행 8천만원, B저축은행 8천만원은 각각 다른 금융회사라 각각 보호 한도를 적용받습니다.
원금 1억원을 그대로 넣으면 이자가 붙는 순간 보호 한도를 넘을 수 있습니다. 연 3.5%짜리 1년 정기예금이라면 세전 이자만 350만원입니다.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원금을 9,600만원대 수준으로 낮춰 이자 공간을 남기는 방식이 더 깔끔합니다.
- 같은 저축은행의 여러 계좌는 합산됩니다.
- 원금만이 아니라 소정의 이자까지 보호 한도에 들어갑니다.
- 퇴직연금 DC형·IRP의 예금 운용분, 연금저축, 사고보험금은 일반 예금과 별도 한도로 볼 수 있습니다.
- 후순위채권, 펀드, 실적배당형 상품은 예금처럼 보호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금리보다 먼저 볼 경영지표
저축은행중앙회가 공개한 2026년 1분기 업권 자료 기준으로 저축은행 업권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6.0%였습니다. 같은 시기 연체율은 6.7%,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6%였습니다. 업권 전체로는 자본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개별 저축은행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BIS 비율은 손실을 견딜 체력을 보는 지표입니다. 저축은행은 일반적으로 8%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자산 1조원 미만은 7% 이상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다만 기준을 넘는다고 모두 같은 수준의 안전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거나, 고정이하여신이 늘거나, 적자가 반복되는 회사라면 예금 금리가 조금 높아도 한 번 더 따져보는 편이 낫습니다.
가입 전 확인할 순서
- 첫째, 예금금리만 보지 말고 BIS 비율과 연체율을 같이 봅니다.
- 둘째, 최근 분기 순이익이 흑자인지 적자인지 확인합니다.
- 셋째, 유동성비율이 법정 기준인 100%를 충분히 넘는지 봅니다.
- 넷째, 부동산 PF나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과도하게 높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다섯째, 예금자보호 한도를 넘기는 금액은 다른 금융회사로 나눕니다.
상품 조건은 세후 수익률로 비교합니다
저축은행 특판 예금은 눈에 띄는 금리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대금리 조건, 가입 한도, 자동 재예치 여부, 중도해지이율을 놓치면 실제 체감 수익이 달라집니다. 특히 적금은 최고금리가 높아 보여도 월 납입 한도가 작으면 실제 이자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5천만원을 1년 넣을 때 은행 3.0%, 저축은행 3.5%라면 금리 차이는 0.5%포인트입니다. 세전 이자 차이는 25만원이고, 일반과세 15.4%를 반영하면 세후 차이는 약 21만1,500원입니다. 이 차이를 얻기 위해 앱 사용성, 만기 관리, 금융회사 분산 관리까지 감당할 만한지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중도에 쓸 돈은 고금리 정기예금보다 파킹통장이나 짧은 만기 상품이 나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6개월 이상 쓰지 않을 돈이라면 만기와 금리 조건을 맞춰 예금으로 묶는 전략이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현금흐름이 불확실한 사람은 3개월, 6개월, 12개월로 만기를 나눠두면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대출은 승인보다 총비용이 먼저입니다
저축은행 대출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에게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근데 승인 가능성만 보고 급하게 받으면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뿐 아니라 중도상환수수료, 인지세, 플랫폼 제휴 조건, 만기연장 가능성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특히 신용대출은 한도가 넉넉해 보여도 상환 방식에 따라 월 부담이 크게 달라집니다. 만기일시상환은 매달 원금 부담이 적지만 만기 때 큰돈이 필요합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은 매달 갚는 돈이 크지만 잔액이 줄어드는 속도가 보입니다. 자영업자라면 매출이 약한 달에도 버틸 수 있는 월 상환액인지 먼저 계산하는 게 좋습니다.
저축은행은 위험해서 무조건 피해야 하는 곳도 아니고, 금리만 보고 몰아넣을 곳도 아닙니다. 현금성 자산 중 일부를 예금자보호 한도 안에서 나누고, 만기와 금리 조건을 맞추면 꽤 실용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자영업자와 부동산 관련 대출 부담이 금융권 전반에 남아 있는 시기에는 작은 금리 차이보다 회수 가능성과 마음 편함을 더 크게 계산하는 편이 낫습니다. 제 돈이라면 한 곳에 가득 채우기보다 이자 공간을 남겨 분산하고, 금리가 0.2~0.3%포인트 더 높은 상품은 그 은행의 최근 공시를 한 번 더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